2026. 1. 19. 16:54ㆍ카테고리 없음
2026년 새해 들어 한국 티카시 주최 디카시경시대회를 개최하여 제가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중앙 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첨된 것 마냥 기뻤습니다.

-한국디카시 경시 <심사평>
2026년 첫 달 경시에 올라온 작품을 읽었다. 뽑고 싶은 작품이 여러 편이었다. 「첫 등불」, 「오름의 이유」, 「마음 풀자」, 「가족 서사」 등. 다만, 위 작품들은 주체를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하거나, 사진시에 가깝거나, 소재 면에서 너무 익숙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제28회 경시 작품 중 「겨울꽃」을 선정하였다. 디카시의 정체성을 확실히 견지하고 있으며, 작품의 깊이가 남달랐다.
나뭇가지의 온기로 남아있는 얼음 조각이 꽃잎 문양을 하고 있다. 시인은 그것을 새해 첫 문장이라고 진술한다. 기호가 아닌 물질의 언어, 형상의 언어인 셈이다. 여름에도 겨울이라 쓸 수 있는 문자 언어에는 시간이란 실질성이 없지만, 물질의 언어에는 구체적인 계절이 깃들어 있다. 이 얼음꽃은 녹아 흘러가버린 겨울의 끝이자, 동시에 봄의 시작이다. 이 작품은 이렇게 사진 기호와 문자 기호의 융합을 통해 직관과 통찰의 깊이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얼음꽃으로 비유되는 두 개의 점을 마침 나뭇가지가 걸고 있다. 시인은 얼음꽃의 씨앗에 해당하는 이 마침표에 나뭇가지가 아니라 봄의 고리를 건다. 새해이고, 봄이라는 시간성을 시작점으로 통합한다.
「겨울꽃」은 ‘시작’을 의미로 선언하지 않고, 물질의 시간성 속에서 생성한다. 얼음꽃은 상징 이전의 상태, 다시 말해 해석되기 이전에 이미 계절을 말하는 형상이다. 문자 기호는 ‘겨울의 끝’이나 ‘봄의 도래’를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얼음이 녹아가는 과정 속에서 지금-여기의 시간성을 제시할 뿐이다. 그러니까 시인에게 시작이란, 새로운 의미를 쓰는 일이 아니라, 이미 흐르고 있는 물의 시작을 받아 적는 일이다. 디카시는 사물이 품고 있는 언어를 시인이 받아 적는 일 아닌가.
최광임
시인
계간 《시와경계》 발행인
계간 《디카시》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