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민병헌
월간 사진 잡지 표지 사진으로 나온 민병헌의 사진 뒤돌아 앉은 여인의 나신(裸身) 그러나 또렷하지 초점이 빗나간 흐릿함. 민병헌의 사진은 언제나 선명하지 않다. 오히려 선명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한미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을까. 뮤지엄 한미( 종로구 삼청로 9길 45. 뮤지엄 한미 삼청)에서 윌리엄 클라인의 작품을 볼 수도 있다. 부산에서 김박사가 전화가 왔다. 치매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는 데 나의 사진을 쓸 수 있겠냐는 청탁. 기꺼이 가져다 쓰라고 말했지만 어떤 사진을 원할까. 그는 치매노인의 희미한 기억을 그의 글과 나의 사진을 병치하고 싶어했다. 이때, 나는 재빨리 민병헌의 초첨잃은 희미한 이미지를 떠올렸다. 나신이든 풍경이든 선명하지 않는 사진을 몇 컷 남겨야겠다. . . .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