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용사
화려했던 현역 시절의 추억을 삼키며 2차 거리 자판에서 생맥주로 목을 축인다. 18년 근무했던 이력은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보통 30년 이상의 장기 근속자가 드글드글한 건설업 면허 제 1호 기업의 자부심으로 뭉친다. 안주가 닭똥집으로 특이하다. 3호선 독립문 역 앞 옥바라지 골목 길목에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이 있더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사랑하며 살아가면 봄눈이 온다. 정호승시인의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는 시가 왜 생각나는걸까. 동료 김영천은 그동안 걷기를 하면서 책 2권을 냈다고 알려준다. 조 고문님은 불편한 노구를 이끌고 역전의 용사 모임에 옛이야기에 즐거워 하신다. 대단한 90세의 열정이다.
2023.07.07